2개월 넘게 끌어온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사태가 본격화해 민주당의 분당 등 대선정국이 요동칠 조짐이다. 3일까지 김명섭(金明燮) 강성구(姜成求) 김윤식(金允式) 이근진(李根鎭)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데 이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이날 저녁 회의에서 집단 탈당을 결의하는 등 민주당엔 탈당의 봇물이 터졌다. 후단협은 탈당하고 난 뒤 자민련 및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무소속 의원 등과 연대해 원내교섭단체를 만든 뒤 후보단일화를 압박하는 한편, 새로운 신당 창당을 추진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어 민주당발 (發) 정계개편이 가시화할 지도 주목된다.▶탈당 규모 및 면면
이날 저녁 후단협 회의에서 4일 탈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사람은 김영배(金令培)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이윤수(李允洙) 박종우(朴宗雨) 최선영(崔善榮) 이희규(李熙圭) 김덕배(金德培) 유재규 설송웅 의원 등 10명이다. 원유철(元裕哲) 홍재형(洪在馨) 송영진(宋榮珍) 송석찬(宋錫贊) 장성원(張誠源) 의원 등은 2차 탈당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후원회 및 국회 예결특위 활동 등을 이유로 새해 예산안 처리 시점인 8일을 전후해 탈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도 이날 후단협 회의에 참석하려다 언론에 모임이 노출되자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탈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후단협 한 핵심 인사는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 지도부급 중진 5∼6명도 마지막 단계에서 참여할 것"이라며 "후보단일화 논의 진전에 따라 재야출신 인사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과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이 2일 골프회동을 갖고 탈당 및 신당 창당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친 MJ 성향으로 후보단일화에 대해 후단협과 거의 생각이 같은 박 최고위원은 최근 가까운 의원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당내에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직접 중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후 행보 및 전망
탈당파 내부에서도 분권적 대통령제 개헌을 명분으로 하는 전국 신당파, 한나라당 입당파, 국민통합21 참여 선호파 등으로 기류가 나뉘어져 있다. 이인제 전 고문 계열은 자민련 민국당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 경기 충청 강원 및 호남 지역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 신당'을 조속히 띄워야 한다는 입장. 탈당의 물꼬를 튼 김명섭 강성구 의원과 이근진 의원 등은 본인들의 부인에도 한나라당 입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윤수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정몽준(鄭夢準) 의원과의 개별접촉설이 나오고 있다.
▶노 후보측 반응
노 후보는 이날 탈당 사태를 "배지 달기 쉬운 곳, 좀 더 좋은 자리, 좀 더 후원 받기 좋은 곳으로 이익을 쫓아다니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며 비난했다. 노 후보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 정치를 해야 우리 정치가 바뀐다"며 소신과 원칙의 정치를 재차 강조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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