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비노(非盧) 세력의 탈당 사태를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시선은 의외로 차분하다. 정풍(鄭風)이 거세던 때와 달리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지지도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크게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이다. 탈당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 의원간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 때문이기도 하다.한 핵심당직자는 3일 "후보단일화란 한 쪽이 대선을 포기하는 것인데 양측 모두 때와 명분을 놓쳤다"며 "정 의원이라면 오히려 우리와 후보단일화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내 탈당파가 비노 세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 정 의원을 지지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들 중 한나라당 입당을 타진하는 의원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일 민주당을 나온 김명섭(金明燮) 강성구(姜成求)의원, 3일 탈당한 이근진(李根鎭) 의원은 한나라당과 물밑 교감을 거쳤고 후보단일화 움직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의 P,Y,S,K 의원 등과도 접촉, 탈당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관계자는 "의원 빼오기 등의 역풍을 감안, 한동안 관망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내 탈당 흐름이 후보단일화 등으로 쏠릴 경우 물밑 접촉해 온 의원들을 입당시키는 등 맞불을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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