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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說"부터 난무하는 은행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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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說"부터 난무하는 은행매각

입력
200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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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만난 외국계 투자펀드의 대표는 "서울은행 매각이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불공정했다는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인수한 서울은행 매각과정에 잡음이 끊이지 않긴 했지만, 대체로 하나은행이 론스타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인수에 성공했다는 평가인데, 해외에서는 아직도 론스타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당시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극력 반대했던 서울은행 노조가 '헐값매각'의 근거로 제시했던 입찰제안 내용은 추후에 상당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미 부풀려질대로 부풀려진 '하나은행 특혜시비'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론스타가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특혜시비와 무관치 않다.

조흥은행 매각이 시작되면서 이번에도 예외없이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정부가 신한을 밀어주기로 했다"는 '사전 밀약설'이 흘러나오고, "신한이 손잡은 외국계 펀드의 투자지분을 1년 후에 되사주기로 비밀 약정했다"는 소문도 있다.

여기에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조흥은행 인수를 위한 4개 예비 후보에서 탈락하자 느닷없이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발표, 파문을 일으켰다. '비밀 유지'라는 입찰 룰을 어긴 채 언론을 이용해 불공정시비를 간접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물론 정부의 매각 절차와 방법, 시기에 대해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자격도 안 되는 특정 후보를 민다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뚜렷한 근거도 없이 반대를 위한 각종 의혹과 악성 루머를 만들어내거나 '설'에 민감한 국내 정치권과 언론을 역(逆)이용하려 한다면, 이는 결국 국제사회에 '한국에서의 매각과정은 항상 불공정하다'는 인식만 심어주게 될 것이다. 스스로 외국 투자자에게 흠집 잡힐 빌미를 제공했던 서울은행 매각 과정을 또다시 반복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남대희 경제부 기자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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