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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배2002한국시리즈/"봤느냐, 사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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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배2002한국시리즈/"봤느냐, 사자의 힘"

입력
200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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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의 200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이 열린 3일 대구구장. 1―1로 맞선 5회말 타석에 선 삼성 강동우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딱'하는 경쾌한 타구음이 장타를 예고했지만 삼성 김응용 감독의 얼굴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쭉 뻗어가던 공이 우측 담장 한가운데 꽂히는 순간 김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삼성이 한국시리즈서 첫 승을 따내며 첫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1차전서 선발 엘비라의 호투와 홈런 2발 등을 앞세워 LG를 4―1로 제압했다. 그 동안 19차례 열린 한국시리즈(1985년 제외)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것은 15차례. 때문에 7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번번이 눈물을 뿌리며 내려와 올해 '7전8기'에 도전하는 삼성으로선 가장 중요한 첫 승을 잡은 셈이다.

초반에는 기세싸움이 펼쳐졌다. LG가 1회초 선두타자 유지현의 2루타에 이어 이종열의 희생 번트, 박용택의 뜬 공을 묶어 1점을 선취하자 삼성은 1회말 곧바로 강동우의 좌전안타에 이은 이승엽의 중전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후 5회초까지는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며 1―1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균형은 5회말 삼성 공격 때 깨졌다. 박정환의 2루타에 이어 타석에 선 강동우가 김민기의 2구째 직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때려 순식간에 승부의 추는 삼성으로 기울었다. 삼성은 6회말 용병 브리또가 바뀐 투수 이승호의 3구째 직구를 받아 쳐 포스트시즌 통산 300호 홈런인 솔로아치를 그려 승부의 분수령을 넘었다.

삼성 선발 엘비라는 이날 8과 3분의1 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1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틀어막아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9회초 4번 타자 마르티네스의 안타에 이어 부상 중인 김재현이 대타로 나와 안타를 터뜨리는 투혼을 발휘, 1사 1, 2루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적시타가 이어지지 않아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시작 전 비를 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중 1만2,000여명이 대구구장을 꽉 채워 올 포스트시즌 사상 첫 만원 사례를 이뤘다. 2차전은 같은 장소서 4일 오후 6시에 열린다.

/대구=박천호기자 toto@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 승리주역 강동우

"불운은 과거의 일일 뿐 중요한 사실은 현재 열심히 뛰는 것 입니다."

삼성의 톱타자 강동우(28)가 3일 1차전서 포스트시즌 불운을 떨치는 맹활약을 펼쳐 팀에 귀중한 한국시리즈 첫 승을 안겼다. 강동우는 1회 첫 타석 때 좌전안타로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5회 무사 2루에서는 LG선발 김민기의 몸쪽 실투를 받아쳐 결승 우월 2점포를 날렸다.

경북고―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1차 1순위로 1998년 입단한 강동우는 타율 3할(신인 마지막 3할타자), 홈런 10, 도루 22개를 기록, 무서운 신인으로 떠올랐다. 그 해 김수경(현대) 등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힌 것은 물론 프로―아마 첫 혼성팀으로 구성된 방콕아시안게임 드림팀 엔트리에 포함되는 등 화려하게 첫 시즌을 보내는 듯 했다.

그러나 강동우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10월16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대학선배 이병규의 좌월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려던 강동우는 펜스에 부딪혀 왼쪽 정강이뼈가 부러졌다. 이 부상으로 강동우는 신인왕의 꿈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꿈도 모두 접고 2년간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두번째 포스트 시즌인 지난 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주로 벤치를 지키며 6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날 포스트시즌 스타로 거듭난 강동우는 "반드시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이왕구기자

■ 양 감독의 말

삼성 김응용 감독=선발 엘비라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주고, 강동우가 5회말 적절한 시점에 한방을 때려 줘 승리를 안았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너무 오래 하지 못해 경기감각 회복에 가장 신경을 써왔는데, 오늘 정도 경기 내용이라면 만족한다. 단기전 승부에서는 워낙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앞으로 별다른 전략을 세우기 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LG 김성근 감독=투수 교체 시기를 놓친 게 최대의 패인이다. 선발 김민기가 5회말 강동우에게 투런 홈런을 맞기 전 교체를 했어야 했는데, 예상외로 잘 던지는 바람에 바꾸지 않았다. 상대 선발 엘비라의 바깥쪽 변화구에 우리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해 활발한 공격을 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일단 첫 경기에선 삼성의 전력을 탐색했다고 생각하고 2차전에 전력 투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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