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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4080](5)심장혈관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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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4080](5)심장혈관 질환

입력
200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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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하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보다 황망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돌연사의 80∼90%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 심장혈관질환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망원인 3위에 올라 연간 4만명 이상이 심혈관 질환으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숫자는 흡연과 서구식 식습관의 영향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평소 애주가이자 담배를 하루 4∼5갑씩 피우는 애연가였던 야구 해설가 하일성씨가 올해 초 방송 도중 갑자기 쓰러져 2차례에 걸친 심장수술을 받았다. 하씨를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한 질병은 바로 심장혈관이 막히는 협심증이었다. 흡연의 폐해를 직접 경험한 그는 수술 이후 담배를 자제하고 현재는 금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가슴통증 잦으면 협심증 의심해야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주된 사망원인은 심장혈관 질환이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중 심근경색의 경우에는 25% 가량의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초기 질환인 협심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심근경색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모두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 근육에 빈혈이 생기는 것. 가장 일반적인 전조증상은 계단이나 산을 오를 때의 가슴 통증으로, 그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통증은 대개 2∼5분 정도만 지속되다 그치지만 간혹 30분 이상 심한 통증이 계속되다가 왼쪽 팔과 어깨, 턱 등으로 퍼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급성 심근경색증일 가능이 높으므로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40대 이상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환자의 10% 정도는 통증 없이 소화 불량이나 구토 등 가벼운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조증상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협심증에는 약물치료나 관상동맥 우회로술 등을 많이 이용하며, 비수술적인 방법은 풍선확장술이 보편적으로 쓰인다. 최근에는 풍선확장으로 인한 재협착을 줄이는 그물망(스텐트) 시술이 가장 널리 이용된다.

흡연, 돌연사 위험 2∼3배 증가

심장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증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 중 하나이지만 진행 정도는 사람마다 많이 다르다. 동맥경화증을 빠르게 진행시켜 혈관을 일찍 늙게 만드는 위험 요인은 과다한 흡연,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다스리고 피하는' 것뿐이다.

심장혈관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 것은 흡연. 우리나라 40대 남자에게 돌연사가 많은 것과 40대 흡연 인구가 70%에 달한다는 사실은 무관하지 않다. 흡연은 돌연사 위험을 2∼3배 증가시키며 심장혈관 질환에서 생존한 환자 중 담배를 계속 피운 사람은 끊은 사람보다 재발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지방이지만 필요 이상 많아지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나쁜 요인으로 작용해 협심증을 유발한다.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는 보통 150∼220㎎/dL이고, 가장 이상적인 수치는 200㎎/dL 이하인데, 식이요법으로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아지지 않으면 약물요법을 써야 한다.

이 밖에 협심증을 유발하는 인자로는 당뇨병, 고혈압 같은 지병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이런 질병을 앓고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최근 혈액 속에 호모시스테인이라고 하는 아미노산이 증가하면 동맥경화증이 악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 아미노산은 평상시 비타민B군(곡류, 우유, 생선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생선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것외에 유산소운동과 비만 예방은 기본이다.

박 승 정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 응급조치 어떻게

심근경색증 환자의 50% 정도는 이미 협심증을 앓고 있다.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일단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되며, 구급차를 불러 도움을 청한다.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응급실에 도착해서 막힌 혈관을 효과적으로 열어주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슴통증이 계속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심장혈관 질환 예방수칙

1. 금연한다.

2. 지방 섭취량을 줄이고 섬유소를 많이 섭취한다.

3.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4. 음주량을 적당히 조절한다.

5. 고혈압이나 당뇨 등 지병을 적극 치료한다.

6.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7.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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