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를 비판한 영화 '데드 맨 워킹'의 모델이자 원작자인 헬렌 프리진(64) 수녀가 한국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초청으로 1일 방한했다. 헬렌 수녀는 2일 오후2시 명동성당에서, 3일 오후1시20분 대구 성(聖) 김대건기념관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 1일 기자들과 만난 헬렌 수녀는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루이지애나주 유복한 가정 출신인 헬렌 수녀는 1981년 뉴올리언스주에서 교정 사목을 시작, 82년 사형수 패트릭 소니어와 만나면서 사형제도의 모순에 눈을 떴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데드 맨 워킹-미국 사형제도에 대한 목격담'이라는 책을 펴냈으며 96년 책이 영화화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헬렌 수녀는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부활한 1976년 이후 800여명이 사형을 당했는데 그 중 102명이 나중에 무죄로 밝혀졌다"며 '감형 없는 종신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서 "사형수 중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며 빈곤이 범죄를 만들어내고 유능한 변호사가 없어 죄가 없는 이가 죽어가는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했다. 사형제도를 폐지할 경우 피해자 가족들이 억울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범죄자를 사형시킨다고 피해자 가족이 위안을 얻지는 못한다"고 대답했다.
헬렌 수녀는 현재 국제사면위원회 회원이면서 1999년과 2000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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