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인이 처음으로 세계 벤처기업인들 사이에 영예로 꼽히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기술개척자'로 선정됐다.WEF는 1일 쏠리테크의 정준(鄭峻·39·사진)사장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등 10개국의 벤처기업인 40명을 2003년의 '기술개척자'로 선정, 발표했다. WEF가 2000년부터 선정해온 기술개척자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 에너지 등 신기술 분야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남긴 벤처기업인들이 선정된다. 개발한 지 2년 이내의 신기술을 보유해야 하며 기업과 사회의 미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 기업의 목표달성을 위한 비전과 지도력 겸비 등을 엄격히 따져보기 때문에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번에 영예를 안은 정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일본 히타치 중앙연구소 객원연구원과 KT 연구개발본부 선임연구원 등을 거쳤다. 그는 1998년에 KT 사내벤처 1호로 쏠리테크를 설립해 분사했으며 지금까지 광중계기, 디지털중계기 등 이동통신 장비를 개발해 왔다.
정 사장은 110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을 연구개발인력으로 충원할 만큼 기술력을 중시한다. 덕분에 쏠리테크는 중계기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닌 업체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일찌감치 3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용 광중계기 장비를 개발해 더욱 유명해졌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사장은 지난해 7월 중소기업청의 '이 달의 벤처기업인상'을 받았으며, 쏠리테크는 올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산업협력재단이 선정한 유망 벤처기업 185개사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정 사장은 "국내 이동통신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선정소감을 밝혔으며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선인터넷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개척자로 선정됨에 따라 내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WEF 연차총회에 초청돼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과 함께 기술개발 및 기업경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