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 변화 추이가 사실상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두 후보 사이를 오가던 표의 흐름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면 지지율이 떨어진 후보는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지지율이 급락한 후보가 후보 등록을 포기할 수도 있고 등록 이후에도 중도 하차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호남지역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 20∼30대 젊은 층, 개혁 지지층 등 '반(反) 이회창'성격이 강한 표의 흐름이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를 좌우해온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이 떨어진 후보의 사퇴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 다만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정당을 기반으로 한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 여하에 따라 두 후보의 사퇴 가능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선 노 후보의 사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특정 후보의 사퇴가 두 후보간 정치적 합의로 이뤄지느냐, 아니면 일방적 선언으로 이뤄지냐에 따라 사퇴 이후의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지지율 쏠림 현상으로도 어느 한 후보의 포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권자들이 최후의 선택으로 실제 투표에서 표를 몰아줄 수도 있다. '반 이회창'성격의 표가 한데 뭉치고 여기다 막판 사표 방지심리까지 작동하면 실제 투표에서 이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투표 결과일 뿐 실질적 의미의 후보 단일화와는 다르다고 할 수도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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