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을 앞두고 문화예술계와 연예계에 정치바람이 불고 있다. 평소 정치권과 이런저런 인연을 맺고 있는 영화감독과 배우, 탈랜트, 가수, 개그맨 등이 특정 후보 이미지 홍보에 동원되는 경우는 흔하고 신당창당 발기인 등으로 발벗고 나선 연예인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은 내달 6일과 11일 중견급 연예인 중심의 연예인지원단과 젊은 연예인 주도의 한마음 자원봉사단의 발대식을 나눠 갖는다. 그만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연예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나 당의 이미지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한마음 봉사단 단장인 개그맨 심현섭씨, 강성범씨 등은 당사 후보실까지 방문했고, 가수 변진섭씨와 신성우씨, 탤런트 박철씨, 김나운씨 등도 지지의사를 밝혔다.
중견 연예인 중에는 가수 김수희씨와 설운도씨, 코미디언 이용식씨 등이 후원회 등 한나라당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원로 코미디언 K씨와 탤런트 석현씨가 이들 연예인의 대표격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 연예인들은 대부분 이름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편이다. 직능국 관계자는 "1997년 대선 패배 후 탤런트 L씨 등 이 후보를 지지한 연예인들이 수난을 당했다는 말이 공공연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진영의 문화예술인들 중에는 배우겸 영화제작자인 명계남씨와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단연 앞서간다. 이들은 본업이 혼동될 정도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명씨는 당원이 아니면서도 민주당 국민참여운동본부의 100만 서포터즈 사업단장을 맡아 개미군단의 후원금 모금을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문씨는 노 후보를 지원하는 강연 활동을 하다가 아예 노 후보와 정책연합을 선언한 '개혁국민정당'의 실행위원장을 맡았다. 문씨가 대학에서 연설하면 울음을 참지 못해 강연장을 빠져 나갔다 오는 사람들이 꼭 생긴다고 한다.
문씨 등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모임(노문모)'의 핵심 인물들인데 300여명에 이르는 노문모 회원에는 배우 최종원 권해효 방은진, 가수 안치환 정태춘 한영애, 영화감독 이창동 여균동 임순례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1월 초 대학로에서 노 후보 지원을 위한 합동공연을 갖기 위해 준비 중이다.
노 후보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노 후보를 돕는 연예인의 면면을 보면 다른 후보 진영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노 후보측 문화예술인들의 개혁지향성을 강조했다.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시장 등 민생 현장을 방문할 때는 가수 김흥국씨의 얼굴이 자주 눈에 띈다. 김씨는 "축구 응원을 하면서 정 의원에 호감을 갖게 됐다"면서 "나도 정 의원과 함께 국민들에게 검증 받고 있다"고 농담을 했다. 또 국회의원을 지낸 탤런트 강부자씨도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
강씨는 1992년 국민당에 참여한 인연으로 정 의원과 잘 아는 사이. 영화배우 최진실씨는 국민통합 21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연극 배우 윤석화씨 부부, 영화 배우 장미희씨와도 오래 전부터 가깝게 지내왔다.
정 의원은 최근 윤씨의 공연과 장씨의 영화촬영 현장을 방문, 격려해준 적도 있다. 신당추진위 현판식 때는 가수 김상희씨가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가수 노영심씨도 축하 케이크를 잘랐다.
정 의원과 가까운 탤런트 백일섭씨와 영화배우 남궁원씨도 신당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밖에 코메디언 고영수씨, 가수 김현정 방실이 이은하 이태원씨 등도 발기인 명단에 들어있다.
정 의원은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가수 조영남 송창식 김상희씨 등을 꼽았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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