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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거품" 뒤엔 사채업자 있었다/기업사냥꾼에 뒷돈… 1萬여 "깡통회사"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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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거품" 뒤엔 사채업자 있었다/기업사냥꾼에 뒷돈… 1萬여 "깡통회사" 양산

입력
2002.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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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직원과 짜고 1조원대의 자본금을 가장 납입해 실제 자본금이 전무한 이른바 '깡통회사'들을 양산하는가 하면 '기업 사냥꾼'들에게 자금을 제공해온 사채업자와 상장기업 대표, 법무사 등이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이들이 양산한 깡통회사들은 선량한 투자자를 끌어들여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기업사냥꾼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별건구속)씨 등은 이들의 자금을 이용, 주가 조작과 횡령 등으로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3면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주금 가장납입 행위와 관련, 모두 68명을 적발해 이들 가운데 명동 최대의 사채업자로 알려진 반재봉(58)씨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이용호씨 등 54명은 불구속기소, 7명은 지명 수배했다. 이들 중에는 사채업자 13명과 지점장급 은행간부 3명, 법무사 4명, 회사 대표 및 대주주 48명 등이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사채업자 반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모 은행 명동지점에서 1억원당 평균 7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법인 설립 자본금 등을 대신 넣었다가 당일 곧바로 빼내는 수법으로 총 5,120개 업체의 설립 자본금 및 증자금 6,540억원을 가장 납입한 혐의다.

검찰은 반씨 등 사채업자들이 주금 가장납입을 통해 만든 부실법인은 무려 1만337개, 가장납입 규모는 1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씨 등은 또 이용호씨와 GPS대표 이택용(33·수배)씨, 휴먼이노텍 회장 이성용(39·별건구속)씨 등 유명 벤처사기범들에게도 레이디가구 등 상장기업 및 코스닥기업의 유상증자 대금을 가장 납입해 줌으로써 이들의 주가조작 자금원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모 은행 명동지점장 박모(50·구속)씨 등은 이자가 없는 별단예금 수백억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가장납입 사실을 알고도 주금납입증명서를 발급해줬고, 김모씨 등 법무사 4명은 사채업자와 회사 관계자들을 연결시켜 총 83회에 걸쳐 109억여원의 가장납입을 중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벤처거품 현상의 일단을 설명해 주는 것"이라며 "이들로 인한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측정키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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