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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표, 증시 브레이크 거나

입력
200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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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심이 경기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온 미국 증시는 28일(현지시간) 시티그룹 등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과 델 컴퓨터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델의 PC산업 회복 발언 등 잇단 호재에도 불구, 장 막판 급락하며 마이너스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10월 실업률과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주요 경기지표의 악화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증시도 생산, 소비 등 실물지표의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반도체 업종의 상승 강도가 추가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경기지표·반도체가 관건

지난 주말까지 미 S&P500 기업 중 359개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망치를 워낙 보수적으로 잡은 탓에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근 강세장의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실적재료가 거의 소진된 데다 당분간 경제 전망도 밝지 않아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적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2주간 발표될 경기지표로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전월(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표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변수는 추가 금리인하 여부. 경기지표가 호전되지 못하면 11월 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낮추면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경기지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11월이나 늦어도 12월 중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경기지표도 9월 내수출하가 14개월 만에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수출여건도 불확실하다. 미래에셋증권은 29일 글로벌 수요회복의 지연, 중국과의 가격경쟁 격화 등으로 수출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유성엽 연구원은 "국내외 주요 경기지표와 최근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상승 강도가 2차 랠리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엇갈린 11월 전망

주변 여건이 불확실한 만큼 증권사들의 11월 증시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낙관론의 배경은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세종증권은 "이달 저점(576.49)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반도체가격 상승세, 수급개선 기대감으로 반등국면이 좀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KGI증권은 "미국의 9월 경기선행지수, 소비자 신뢰지수 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며 "11월 중순까지 틈새반등으로 종합지수가 730∼750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역시 "현재의 반등장을 상승추세 전환으로 보기엔 무리"라며 580∼730선에서 움직이는 장기 박스권 장세를 예상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5월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향후 2∼3분기 동안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제거되는 내년 2분기께 본격적인 회복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일시적으로 750∼760선에 도달할 수는 있지만, 경기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지수대는 710∼720선"이라며 1차 반등의 목표치를 720선 내외로 제시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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