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때문에… 물건 고르다 찍혀 절도·침입죄 누명

"물건 고르다 찍힌 지문 때문에…."도매점으로부터 납품받을 물건을 고르다 찍힌 지문 때문에 절도범으로 몰려 1심에서 건조물 침입죄가 인정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던 한 자동차부품업체 종업원이 2년 만에 혐의를 벗었다.

변모(22)씨가 절도범으로 몰린 것은 2000년 8월. 서울 송파구 자동차용품가게인 J카프라자에 도둑이 침입,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이 이 가게에 진열된 누드네온브레이크 등 일부 자동차용품에서 변씨의 지문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변씨는 혐의를 극구 부인했지만 결국 절도죄로 기소됐다. 이후 진짜 절도범이 잡혀 절도혐의는 벗었지만 '지문'이라는 증거 때문에 건조물 침입죄로 다시 기소돼 지난해 9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근 J카프라자 주인이 물건을 자주 납품받았던 Y도매점을 변씨도 자주 이용했다는 점을 들어 '지문'의 증거 능력이 없다며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변씨가 Y도매점에서 물건을 고르다 지문을 남겼고, 바로 이 물건을 J카프라자가 구입해 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