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6월 23일. 부산 송도 앞바다에서 시멘트 덩어리를 매단 변사체가 발견됐다. 서울대 지리학과 1학년 김성수씨. 하숙집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간 뒤 3일 만이었다. 검찰과 경찰은 내성적인 성격과 성적을 비관한 자살로 결론짓고 사건을 덮었다. 경인방송이 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특별기획 다큐멘타리 '의문사 25호 김성수'(연출 정해상)를 11월2일 오후8시5분에 방송한다.프로그램의 숫자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에 접수된 사건번호. 제작진은 의문사위의 협조를 받아 2001년 10월 부산 현장검증부터 취재를 시작, 13개월 동안 김성수씨 의문사를 파헤쳤다. 의문사위는 사체의 머리에 둔기로 맞은 흔적과, 죽은 시점이 아직 성적표조차 나오지 않은 때임을 제기하며 성적비관론 등 자살정황을 뒤집는다.
그리고 8월 27일 중간발표를 통해 "김씨가 물에 빠지기 전 혼수상태에 충분히 이를 수 있을 정도로 머리부분에 심한 손상을 받아 20㎤에 이르는 뇌출혈이 있었고, 이는 머리부분에 가격을 받은 후 가사 상태에서 물에 던져졌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당시 타살됐을 가능성과 김씨 주변에 안기부 등이 접근한 흔적이 있음을 제기했지만, 결국 국가기관이 타살에 개입한 흔적은 밝혀내지 못했다.
제작 도중 강릉에 있는 김성수씨 집이 폭우로 통째로 쓸려나가 자료가 사라지는 등 취재 도중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수사를 맡은 이들의 입을 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해상 PD(37)는 "너무나 평범한 대학교 1학년 학생의 죽음이기에, 가슴에 더욱 와 닿는 죽음"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밝혔다. 제작진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일부 경찰들의 양심선언도 공개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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