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7대 요소에서 우리나라는 주변 4대국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조사됐다.29일 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의 환율, 임금, 금리, 물가, 지가, 물류비, 노동생산성을 평가한 결과, 노동생산성을 제외한 6개 요소에서 한국은 모두 '불리'했다. 무역연구소는 이들 요소는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며, 특히 한국 수출품은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범용제품이 71%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환율은 올 상반기에 달러 대비 원화는 작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우리 상품과 경합 정도가 높은 일본 엔화는 절하 폭이 7.7%에 달해 대일 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임금상승률도 우리나라는 일본(-1.0%), 대만(-0.8%), 싱가포르(-0.5%)보다 높은 9.0%를 기록해 제조원가 상승압력이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월평균 임금은 한국이 1,383달러로 일본(2,781달러) 싱가포르(1,672달러)보다 낮고 대만(1,176달러)보다는 높았다.
대출금리 역시 연 6.8%로 대만(5.7%), 싱가포르(5.4%), 중국(5.1%) 등 경쟁국 중 가장 높았으며, 기업어음(CP) 유통수익률도 4.96%로 제일 컸다. 생산자 물가는 경쟁국들이 전년 동기에 비해 모두 하락했으나 한국만 0.5% 상승했으며, 지가도 중국(5.70%)을 제외한 경쟁국들이 떨어진 반면 한국은 3.04% 상승했다.
물류의 경우 국내총생산(GDP)대비 물류비는 16.3%로 중국(20.0%)에 이어 두번째를 기록했고, 물류 인프라의 효율성은 싱가포르 대만 일본에 이어 4위에 그쳤다. 다만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대만과 함께 4.0% 상승해, 오히려 하락한 일본 싱가포르 등을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가 752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수출가격 인상시 '수출이 늘어난다'는 응답은 없고, 대부분 수출이 '크게 감소'(49.3%)하거나 '약간 감소'(43.9%)한다고 대답해, 여전히 수출이 가격에 의존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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