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의 주요 이슈인 공동농업정책(CAP)을 놓고 프랑스와 영국 정상이 격렬한 설전을 벌여 외교갈등이 촉발됐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맞닥뜨린 자리는 25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석상. 시라크는 현행 CAP의 규정대로 농업보조금을 2013년까지 계속 지급할 것을 주장한 반면, 블레어는 EU 확대에 따른 신규 회원국들의 사정을 감안해 점차 삭감해야 한다고 맞섰다. 시라크의 주장은 현행 CAP의 최대 수혜자로 EU 최대 농업국인 프랑스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다.
BBC 방송은 두 정상의 논쟁이 신랄한 말다툼이 됐으며 블레어 총리는 이같은 상황을 전혀 감추려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설전은 회담 후에도 이어졌다. 회담 뒤 시라크는 블레어 앞으로 다가가 "당신은 매우 무례(rude)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 말에 블레어는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었다. 화가 덜 풀린 시라크는 내달 프랑스에서 열기로 한 양국 정상회담을 취소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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