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가운데 가장 우아하고 고상해 보이는 새가 흔히 학이라 불리는 두루미류이다. 으레 두루미라면 눈처럼 희고 키가 큰 새를 연상하지만, 머리와 목 부분만 하얗고 온몸이 검으며 키가 조금 작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도 있다. 과거에는 이맘때쯤 우리나라에 수만 마리가 찾아와 곳곳에서 겨울을 보냈지만 서식지 대부분이 개발로 파괴돼 이제는 순천만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될 뿐이다.반면 일본의 이즈미(和泉)는 1950년대 한 농부가 먹이를 주며 보살피는 등 보호 활동을 편 것을 계기로 이제는 전세계 흑두루미의 90%가 월동하는 두루미 천국으로 바뀌었으며 국제적으로 유명한 생태관광지가 됐다.
대형 경기장을 만들어 굵직굵직한 국제경기 유치에만 열 올리지 말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잘 보호하고 가꾼다면 흑두루미와 같은 진귀한 손님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마용운 환경운동연합 야생동식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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