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너무 오랫동안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팬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선사한 애너하임 선수라는 것이 행복합니다."월드시리즈 7차전 승리로 애너하임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트로이 글로스(26·사진)는 자신의 방망이와 헬멧을 하늘을 향해 힘차게 집어 던진 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소감을 이 같이 짤막하게 말했다. 한시즌 최다홈런기록(73개) 보유자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보다 1개 적은 7개의 아치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홈런의 영예를 아깝게 놓쳤지만 글로스는 본즈에 손색없는 최고의 슬러거였다. 글로스의 진가가 가장 유감없이 발휘된 것은 애너하임이 2승3패로 몰린 6차전. 7회까지 0-5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팀이 8회말 4-5까지 따라붙으며 무사 2,3루의 찬스를 만들자 글로스는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2타점 2루타를 뽑아내 6-5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1998년 빅리그에 입문한 글로스는 193㎝, 101㎏의 슬러거로서 이상적인 체격조건에 거구답지 않은 빠른 스윙과 배팅 스피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을 밑천삼아 2000년에는 47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해 30홈런과 111타점을 기록한 글로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고비마다 한방을 때려내며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최고의 해를 만들었다.
/최형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