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에 맡는 새로운 평생교육 방안을 마련해 세계 최고의 원격대학으로 우뚝 서겠습니다."서울 종로구 동숭동 집무실에서 마주한 한국방송통신대 조규향(曺圭香·사진) 총장의 모습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취임한 지 한 달도 안됐지만 국내외를 바삐 오가며 방송대의 현재 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을 어느 정도 마쳤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1972년 개교한 방송대는 그 동안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대학에 가지 못했던 28만 명의 국민에게 대학 졸업장을 딸 기회를 줬다. 조 총장은 "방송대의 첫 번째 과제는 21만 명의 재학생에게 수준 높은 대학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원과 커리큘럼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이 할 수 없는 '언제든지 대학교에 다니며 수준 높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 여전히 방송66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물론 조 총장은 방송대의 미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국제원격교육 협의회 총장 연석회의에 다녀왔고, 아시아 원격교육협의회(AAOU)를 다음주에 서울에서 개최한다. "정보화 사회가 확산되면서 방송통신대가 맡아야 할 역할이 점점 커지는데 이를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조 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학생들에게 원격교육을 실시하는 방송대의 역할 제고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조 총장은 "직장인 재교육, 노령화 사회에 대비한 전문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아울러 인터넷, 방송 등을 활용한 첨단 교육매체 확보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교육부 차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을 지내는 등 공직경력이 화려하다. 또 부산외국어대 총장, 사이버대학인 서울 디지털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하지만 교육계의 핵심 파워 중 한 명인 그도 실제 교육현장에서 한계가 많음을 인정했다.
조 총장은 국립대학인 방송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학생들의 등록금, 기성회비로 국민 전체의 평생교육을 준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벽돌 한 장 한 장 쌓는 맘으로 마지막 공직 생활을 걸어 가겠습니다. 말로만 그치지 않는 진정한 교육입국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지원과 사회 각계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사진 홍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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