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눈에 보이는 물건과 달리 실체가 없이 청사진만 나온 미래가치를 파는 부동산개발업자는 우선 정직해야 합니다."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15층 규모의 상가·오피스텔 복합건물 '종로1번가'를 선보인 참좋은 건설 이강오(40·사진)사장은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시행업자)의 최고 덕목으로 정직성을 꼽았다. 25일 관철동 현장에 오픈한 모델하우스에서 오피스텔 계약과 상가분양 업무로 분주한 가운데 만난 이 사장은 건축허가서를 보여주며 "건축허가를 받고 분양을 하다 보니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건물의 경우 부지매입계약이나 건축허가가 떨어지지도 않은 상태서 분양을 시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게 부동산개발업계의 현주소다.
이 사장은 15년 동안 대우와 우림건설 등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건설맨. 지난해 시행업체를 설립하고 부동산개발에 뛰어든 후 지금까지 3번의 사업에서 모두 '대박'을 터뜨린 것도 과거 경험에서 배운 치밀한 분석력 덕분이었다.
첫 사업은 경기 고양시 일산 능곡의 '한라 비발디'아파트. 부지매입 단계에서 120명이나 되는 땅주인을 설득하지 못해 개발업체 3∼4군데가 손을 들고 포기했던 곳이다. 이 사장은 첫 사업에 큰 도전을 만난 것이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으로 한달 반 동안 땅주인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설득한 끝에 부지매입계약을 완료하고 사업착수에 성공했다. "전쟁이나 다름없었지만 여기서 지면 미래는 없다는 생각으로 덤빈 게 주효했다"고 이 사장은 회고했다.
서초동에서 펼친 오피스텔 사업은 '철두철미한 사업분석'의 승리였다. 강남에서 처음으로 실사용공간이 13평형이 넘는 8∼9평형대의 오피스텔을 내놓아 투자자와 20대의 실수요자를 동시에 만족시켜 성황리에 분양과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치밀한 분석은 이번 사업에도 이어졌다. 먼저 관철동 일대에 상가공급이 없었다는 점에 착안, 상가건물 개발계획을 세웠다. 다음은 인근 상인들과 회사원 등 지역주민들을 만나 수요를 파악하는 분석적 작업. 지하2층에 대규모 사우나를 들이고 1층 상가의 층고를 6.5m로 높인 것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나왔다. 모델하우스 오픈과 함께 오피스텔 및 상가계약을 단번에 성공시킨 것은 수요자의 요구에 맞추는 치밀한 분석의 결과다.
이 사장은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는다. "당초 종로1번가를 상가건물로 채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수익은 크지만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고 판단했다"는 그는 "개발업자는 안정적인 성공을 통해 시공사, 개발금융업체 등의 협력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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