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생명체는 혜성이나 운석 등 우주의 천체로부터 왔다는 주장이 있다. 최근 미국 마샬우주센터가 후원한 컨퍼런스'천체생물학의 입장들'에서 일부 천체생물학자들이 그 증거를 지구보다 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생명체의 우주 기원론은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한 시기가 작은 천체 조각들이 비오듯 쏟아지던 '대폭격기' 직후라는 데에서 비롯한다. 지구에 처음 미생물이 나타난 것은 38억년 전으로 화석에 의해 확인된다. 대폭격기는 45억년 전∼38억년 전. 이 때는 태양계가 생성되는 초기라 소행성 크기의 천체조각들이 매일 지구에 부딪혔다. 그 직후 나타난 미생물 화석은 혜성이나 운석이 지구에 생명체, 또는 생명체로 진화할만한 성분들을 옮겨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후 지구는 기후변화로 과거의 증거를 모두 묻어버렸다. 바람, 비, 지진, 식물의 생장 등으로 인해 대폭격기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과학자들이 새롭게 주목한 것은 "달은 기후작용이 거의 없어 훨씬 오래된 암석을 연구할 수 있고 생명체 증거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구에서 잃어버린 우리 자신의 기원을 달에서 찾으려는 것이다.
그러면 지구의 암석을 어떻게 달에서 찾을 수 있을까? 천체들이 지구에 부딪히면 그 충격으로 천체 조각들이 엄청난 속도로 튀어올라 지구궤도를 돌 수 있다. 40억년 전 지구 주위엔 이러한 조각들이 수도 없이 돌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상 달도 45억년 전 화성 크기의 행성체가 지구에 부딪혀 지구로부터 분리된 조각이다. 게다가 당시 지구와 달의 거리는 지금보다 3배나 가까워 지구 주변을 도는 조각이 달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지구에 부딪힌 천체 조각들이 직접 달까지 튀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대 대학원생인 존 암스트롱은 "아폴로호의 달 탐사 시기엔 이런 연구가 별로 주목받지 못해 지구의 암석을 제대로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구의 암석과 달의 암석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지구의 암석은 물과 결합한 미네랄성분을 포함하는 등 몇 가지 화학적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에 바다가 생긴 것은 달과 분리된 이후이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의 데이비드 맥케이 박사는 "사실상 달에서 지구의 암석을 찾는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라며 "암석의 성분을 고속으로 자동 검색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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