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대선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일단 "비리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요지의 발표로 병풍(兵風)이 '실체 없음'으로 판명된 만큼 이 후보가 최대 악재를 벗어 던지게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대선 정국이 그런 방향으로 흐를 개연성이 있다는 의미이지 검찰 발표 내용이 후보간 지지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뜻은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병풍이 멀게는 1997년 15대 대선 당시부터, 가깝게는 올해 검찰 수사와 정치권 공방 과정에서 이미 후보 지지도에 반영돼 수사결과가 새로운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나라당 여론조사 기관인 여의도연구소 허병기(許丙基) 부소장은 "이 후보에게 불리한 검찰 수사 내용이 한창 흘러 나왔을 때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별 변화가 없었다"며 "이는 국민들이 5년 전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이미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렸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병풍은 국민의 지지후보 선택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수사결과 발표가 이 후보의 운신 폭 확대라는 무형의 도움은 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미디어리서치의 김지연(金知演) 차장도 "올해의 병풍은 97년 처음 제기됐을 때와는 달리 파괴력이 없었다"며 "그 동안 수사 진행상황이 언론에 상세히 보도된 만큼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여론이 달라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병풍의 퇴조는 또 다른 폭로와 격렬한 공방을 부를 수도 있다. 상대에 대한 네가티브 공세가 대선 정국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공세 소재를 상실한 민주당 등 반창(反昌) 진영의 반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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