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1차전 선발투수 낙점이다.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한 단기전 승부에서 1차전 선발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1986년부터 지난 해까지 18차례의 플레이오프 가운데 무려 14번이나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6일부터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열리는 5전3선승제의 200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기아와 LG는 각각 다니엘 리오스(30)와 라벨로 만자니오(39)를 선택했다. 두 팀이 나란히 용병투수를 내세웠다는 것이 특이하지만 둘 모두 올 시즌 상대팀 타자들에게 가장 낮은 방어율을 기록했던 짠물투수라는 점에서 당연한 선택으로 보인다.
승리의 수호신 리오스 6월11일 두산전부터 9월28일 LG전까지 무려 12연승을 펼치며 기염을 토했던 리오스는 키퍼와 더불어 기아 마운드를 지키는 기둥이다. 시즌 초반 선발로 뛰다가 8월 이후 마무리로 돌아섰지만 강속구와 제구력을 바탕으로 제 몫을 해냈다.
LG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 적은 없지만 9경기에서 2승3세이브에 방어율 1.69를 기록, LG킬러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LG 톱타자 유지현(피안타율 0.250)을 비롯해 중심타선의 이병규(0.200) 마르티네스(0.167) 박용택(0.286)도 맥을 추지 못했다.
설욕 벼르는 만자니오 김성근 감독이 정규리그서 기아전 3경기에 선발로 나가 2패 만을 기록한 만자니오를 선택한 이유는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만자니오의 대기아 방어율이 2.91로 팀 내에서 가장 좋기 때문. 만자니오는 특히 기아 이종범(피안타율 0.125)과 김종국(0.100)의 방망이를 꽁꽁 묶은 것은 물론 정규시즌 수위타자 장성호를 3할로 봉쇄하는 등 기아타자들에게 유독 강했다.
22일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회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묵묵하게 소화해냈던 만자니오는 정규리그 2패의 수모를 설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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