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병풍'수사는 전개 과정, 이를 둘러싼 정치공방 면에서 1997년 15대 대선과정서 벌어졌던 'DJ 비자금'사건과 너무나 유사하다.제1야당의 유력 대선주자가 사건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고, 여야가 사활을 건 쟁투를 벌였으며, 검찰은 결과적으로 야당 주자에게 유리한 결론을 냈다는 게 똑같다. 여기에 사법적인 결정 시점도 DJ 비자금 사건은 97년 10월21일, 병풍은 10월25일로 거의 일치한다.
DJ비자금 공방은 97년 10월7일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 사무총장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365개의 가·차명 계좌로 입금액 기준 670억원 대의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신한국당은 16일 DJ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김태정(金泰政) 검찰총장은 21일 수사 유보를 발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에 비해 '병풍'은 정치권이 아니라 일반인인 김대업(金大業)씨의 검찰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출발은 달랐다. 검찰 발표 이후의 정치상황도 약간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97년 신한국당은 대통령에게 직접 화살을 겨눠 극심한 집안싸움을 불러왔다. 반면 현재 민주당은 검찰과 한나라당간의 '음모'를 주장할 뿐 DJ에 대해선 공격을 자제하고 있어 대비된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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