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각 팀 감독은 요즘 가을걷이를 앞둔 농부의 심정이다. 지난 여름 시카고에서 뽑은 용병들의 활약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는 의미다.지난시즌 대구동양은 마르커스 힉스라는 특급용병과 라이언 페리맨이라는 성실한 센터가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힉스의 용수철 같은 탄력과 페리맨의 블록슛은 재간둥이 가드 김승현의 공수조율과 어울려 동양을 단숨에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이번 시즌부터 용병은 2쿼터에 출전이 1명으로 제한되지만 여전히 전력의 핵심이다. 3, 4쿼터서 승부가 갈리고 페인트존(3초 제한구역)에서 쓸 수 없는 지역방어는 골 밑을 용병들의 독무대로 남겨둔다.
눈에 띄는 용병은 지난시즌 챔프전 MVP 힉스를 비롯해 에릭 이버츠, 안드레 페리(이상 코리아텐더) 조니 맥도웰(인천SK) 라이언 페리맨(동양에서 LG로 이적) 등이다. 1순위로 뽑힌 채드 헨드릭(23·191㎝)이 왼쪽발목 복사뼈 부상으로 '막슛의 대가' 데니스 에드워즈로 긴급 교체한 울산모비스는 난감한 입장이다. 최희암 감독은 "인사이드 플레이와 공격의 파괴력이 돋보인다"고 말하지만 전력 차질이 예상된다. 용병 구성에 만족하는 팀은 여수코리아텐더와 원주TG. 코리아텐더는 3점슛 능력을 갖춘 득점왕 출신 에릭 이버츠(197㎝), 탄력이 뛰어난 안드레 페리(197㎝)가 버티고 있지만 둘 다 체력이 약한 것이 부담이다.
김주성을 영입, 우승을 꿈꾸는 TG는 데릭 존슨(205.4㎝)을 데려와 김주성과 더블포스트를 구축한다. 전창진 감독은 "존슨은 용병중 유일한 정통센터이며 한국농구를 잘 알고 있다"며 기대에 차 있다. KCC는 화려한 국내선수들과의 조화를 기준으로 뽑은 스페인리그 출신의 디미트리스 몽고메리(201㎝)가 골밑을 책임진다. 빠른 기동력에 2m대 선수치고는 드물게 양손을 다 쓸 줄 알아 활용도가 높다. 라이언 페리맨(198㎝)을 데려온 창원 LG는 수비와 속공 강화를 위해 테런스 블랙(192.5㎝)을 뽑았지만 스피드가 좋은 반면 몸싸움에 약하다. 안양 SBS는 유럽리그출신 노장 안토니오 왓슨(205.3㎝)의 장신에 기대를 걸고 있고 6시즌째 뛰는 인천SK의 조니 맥도웰(194㎝)도 변함없는 활약이 예상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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