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을까, 아니면 좀더 기다릴까.'10월 말로 장기증권저축펀드 판매 1년을 맞이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환매를 할 지, 더 기다려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장기증권저축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20% 안팎으로, 우량주에 투자한 경우 작년 10월 이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3%) 정도의 수익을 거뒀지만 올 초 가입한 고객 가운데는 손실이 난 경우도 많다.
24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매여부를 상담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세제혜택을 받으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고 수익률 70.18%
작년 10월 장기증권저축 설정 당시 주가지수 수준은 520대로 현 주가지수를 감안하면 평균 10∼25%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지난해 10∼12월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 이상의 수익을 거뒀지만 2∼3월 지수가 700∼800대였을 때 가입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20%정도 손실이 생겼다"며 "펀드투자에 있어 가입시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설정된 장기증권저축 펀드 가운데 세이에셋자산운용의 '고배당장기증권저축'은 70.18%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장기증권1'도 26.77%의 수익을 올렸으며, 현대투신의 '비과세장기증권1-NH1'도 24.81%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올 3월중 종합주가지수 850대에서 설정된 제일투신운용의 'Big& Safe장기증권저축3'는 마이너스 23.11%의 손실을 기록중이며 코스닥 투자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투신의 'TAMS코스닥50장기증권L-1'도 코스닥 침체로 마이너스 35.89%의 손실을 보고 있다.
▶2,961억원 빠져나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장기증권저축펀드의 가입 시한이었던 올 3월말 총 설정액은 2조3,941억원이었던 데 비해 22일 현재 설정액은 2조980억원으로 그동안 2,961억원(마이너스 12.37%)이 빠져 나갔다. 이들 고객은 장기증권저축펀드의 가입 기한이 1년인 점을 감안하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0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 5.5%의 세금공제를 받은 데 이어 가입 후 1년이 지난 올해 연말 정산 때 가입금액의 7.7%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펀드환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대한투신증권 관계자는 "환매여부를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실제로 환매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펀드 가입 목적이 주로 세액공제와 같은 세제혜택에 있는 데다 주가지수가 최근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경제 두거물 수익률 짭짤
지난해 10월 장기증권저축 '전도사'를 자임하며 증시 부양을 위해 이들 펀드에 가입했던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사진왼쪽)과 진념 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3일 현재 각각 13.98%와 12.51%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미국의 9·11테러 여파로 증시가 폭락하자 주식수요 기반확대를 위해 비과세 혜택이 있는 장기증권저축을 도입했고, 이 위원장은 같은 해 11월 10일 한국투자신탁증권의 인덱스형(지수연동형) 상품인 '탐스(TAMS) 비과세 장기증권저축 B형'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현재 이 펀드의 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과 비슷한 13.98%를 기록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펀드 가입으로 지난해 55만원(5.5%)의 세액공제를 받은 데 이어 올해도 77만원(7.7%)의 공제혜택을 받는다.
진념 전부총리는 작년 10월27일 1,000만원을 대한투자신탁증권 '인(人)베스트(Best) 장기증권저축 A-1호'에 투자, 현재 18.23%의 수익을 올렸고, 이어 12월19일 추가로 4,000만원을 가입, 6.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진 전 부총리의 평균수익률은 12.51%이지만 지난해 5.5%와 올해 7.7%의 비과세 혜택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수익률은 20%에 가깝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원금만 지켜도 채권형 이상의 수익을 낸다"며 "1년 동안 주식을 사고 팔거나 환매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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