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유골이 발견된지 25일로 한 달을 맞지만 경찰의 수사는 원점을 맴돌고 있다.경찰은 유골 발견 후 수사본부를 대폭 확대개편해 대대적인 재수사를 펼쳐왔으나 전혀 성과가 없는 상태다. 24일까지 접수된 107건의 제보도 대부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인규명
지금까지 나타난 정황상 타살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뚜렷한 근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국과수는 유골 및 유류품과 현장일대에서 발견된 탄두와 탄피를 정밀감식했으나 혈흔이나 탄흔, 흉기에 의해 찔린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경북대 법의학팀도 어린이 유골과 비슷한 강도의 돼지 두개골로 손상형태실험까지 했지만 일부 유골에서 발견된 손상부분이 외력에 의한 것이라는 단서를 찾지 못했고 금속물질도 발견하지 못했다. 사체 이동여부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했던 곤충학검사도 오랜 세월이 흐른 데다 시료가 부족해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수사 문제점
경찰이 이번 수사에서 보인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장보존실패다. 유골 발굴 때 법의학팀이 도착하기 전에 삽으로 땅을 마구 파헤치는 등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아 사인규명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애매한 수사태도도 문제다. 경찰은 현장정황상 타살가능성이 높은데도 처음부터 자연사쪽으로 몰고 가려는 인상을 줬다. 자연사 가능성에 지나치게 집착해 실종 당시의 초동수사실패를 재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수사 전망
경찰은 당시 목격자와 주변을 상대로 한 탐문수사, 개구리소년들의 실종당일 행적 재추적, 현장수색 등으로 나눠 수사를 펼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린이 5명 집단실종이라는 희대의 사건이 11년6개월 만에 주검으로 밝혀졌지만 사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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