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李正淵)씨 병역의혹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수사팀 핵심 간부들이 무혐의 처리 및 종결 여부를 놓고 내부이견을 표출, 극도의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은 23일 저녁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의 비서 박기석씨가 '1997년 7월 김 전 창장과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황우여(黃祐呂) 의원이 힐튼호텔에서 만났고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병무청을 찾아왔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미 알려진 은폐 대책회의 무혐의 종결 방침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다.
이에 대해 김경수(金敬洙) 특수1부 부부장이 즉각 해명에 나섰다. 김 부부장은 이날 밤 "김 전 청장이 의원들을 만난 건 사실이나 병역관련 논의는 없었고 은폐 대책회의도 아니었다"며 "이는 객관적인 제3의 인사를 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직속 상사인 박 부장에 대한 사실상의 정면 반박이었다.
24일 오전에도 호텔모임에 대한 의혹보도가 계속되자 이번엔 정현태(鄭現太) 3차장이 진화에 나섰다.
정 차장은 "김 전 청장이 병적기록표 공개에 대한 정연씨측의 사전동의를 구하기 위해 고 의원 등을 만난 것"이라며 은폐 대책회의와의 무관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 차장은 올1월 김대업(金大業)씨로부터 김 전 청장의 은폐 대책회의 진술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수사팀 간부간 이견은 이날 밤까지도 해소되지 않았다. 박 부장은 "제3의 객관적 인사는 여춘욱씨이며 다른 인사에 대한 조사는 없었다"고 수사 문제점을 시인했으나, 김 부부장과 정 차장은 "25일 발표될 수사결과에 변화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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