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은 당 안팎에서 대세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고 판단, 재도약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엇보다 '탈당 결행'을 외치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의 활동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당내 의원들의 노 후보 지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노 후보 진영을 고무시키고 있다.노 후보측은 특히 그 동안 중립 지대에 있던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3일 북한 핵문제 관련 청와대 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협의 명목으로 노 후보와 회동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회동을 주선한 선대위 임채정(林采正) 정책선거본부장은 "정권재창출론과 정치개혁론이라는 당내 두 흐름이 하나가 됐다는 뜻"이라며 '노-한 연대'의 복구를 자신했다. 한 대표는 이날 "지금은 후보와 당이 단합할 때"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한 대표계의 문희상(文喜相) 최고위원이 주도하는 '한미 정책포럼'소속 의원 15명이 전날 조건 없는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에 이어진 것이다.
동교동계 신·구파가 노 후보를 돕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북 강경책으로의 선회도 호재다.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김근태(金槿泰) 의원 등이 정 의원의 정체성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선대위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23%까지 올라간 외부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후단협의 움직임이 완전히 제압된 것은 아니다. 최명헌(崔明憲) 김기재(金杞載) 의원 등 후단협 소속 전국구 의원들은 이날 한 대표에게 당에서 제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탈당을 결의한 경기지역 의원들과 후단협 핵심 의원 10여명도 이날 회동,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 그러나 탈당 결의 9인 중 한 사람인 남궁석(南宮晳) 의원은 이날 당 잔류선언을 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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