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과 20대 연령층의 저축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저축률 변화추이와 하락요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득 가운데 소비한 후 남은 저축의 비중인 저축률은 26.9%로 1985년(26.6%, 상반기 기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저축률은 98년 26.6%로 일본(17.7%)과 대만(16.9%)보다 높았으나 2000년에는 역전돼 일본(16.3%)과 대만(16.1%)에 비해 0.7∼0.9%포인트 낮은 15.4%로 떨어졌다.
특히 저소득층(하위 30%)의 저축률은 -3.4%를 나타내 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아 빚을 냈거나 과거에 저축해둔 돈을 찾아 쓴 것으로 추정됐다. 저소득층의 저축률은 99년 -4.9%를 기록한 후 2000년 -2%로 축소됐으나 2001년 -2.3%로 다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고소득층(상위 30%)의 저축률은 99년 36.3%, 지난해 36.2%, 올해 상반기 36.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저축률 차이는 계속 확대돼 올 상반기 39.5%포인트에 이르렀다.
연령별로는 25∼29세의 저축률이 97년 34.1%에서 올 상반기 23.9%로 10.2%포인트 줄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30대 초반은 8.0%포인트, 30대 후반은 5.8%포인트, 40대 초반 2.0%포인트 등 젊은 층일수록 저축률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또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는 5배에 이르렀지만 소비격차는 2.7배로 나타나 소득수준에 비해 소비수준의 차이는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률 하락은 주택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내집 마련을 위한 저축의 필요성이 줄었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언제라도 돈을 빌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축을 통한 투자재원이 확충돼야 한다"며 "정부는 불건전한 소비 풍조를 없애는 한편 중·저소득층의 재산형성이 이뤄지도록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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