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구름 위를 걷듯 생활하고 싶진 않다. 현실 속에서 살 수 있는 네덜란드의 일상생활이 좋다."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56·사진) 전 대표팀 감독이 살해위협에도 불구, 한국보다는 자국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월드컵 이후 한국에서의 히딩크 신드롬이 상상을 뛰어넘는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는 23일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와의 인터뷰에서 "과격팬들의 살해협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7월 PSV 아인트호벤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2차례 살해협박을 받은 그는 "등 뒤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긴장했고 스페인으로 떠나 매일 골프를 치며 살고 싶었다"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인했다. "항상 집에 은신하고 보디가드와 동행한다"고 밝힌 그는 "범인이 조만간 잡힐 것"으로 기대했다. 2004년 한국 복귀설과 관련해서는 "한국생활은 구름 위의 삶"이라고 비유해 결코 쉽지 않음을 암시했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매거진 10월호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월드컵을 치르면서 영웅, 마술사, 심지어 신으로 묘사되는 분위기에 극도의 불안을 느꼈다. 나도 인간임을 알리기 위해 일부러 얼간이 짓을 해볼까 생각했을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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