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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4번째 무차별 저격… 범인 숨바꼭질/"돈 안주면 또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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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4번째 무차별 저격… 범인 숨바꼭질/"돈 안주면 또 저격"

입력
200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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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14번째 스나이퍼(저격수)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용의자가 건 것이 분명한 전화를 받는 등 전화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 상태 불량으로 의사소통에 실패, 새로 연락을 취해달라고 호소했다.몽고메리 경찰국의 찰스 무스 국장은 21일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통화 상태가 나빠 당신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며 용의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또 19일 13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버지니아주 애슐랜드의 한 식당 근처에서 발견된 메모에 용의자가 돈을 요구한다는 암시와 함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살상을 예고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21일 13번째 저격 현장 인근에서 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사건과 관계 없는 불법 이민자로 밝혀져 조만간 본국으로 추방할 예정이다.

한편 프랑스는 브르타뉴 지방의 생 시르 코에키당 군사학교에서 명사수로 알려진 유고 출신 소위(25)가 탈영한 사실을 미 수사당국에 통보,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가 주목된다. 그는 8월에 휴가를 떠나 복귀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를 여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록빌·파리 외신=종합

■ 스나이퍼 심리분석

미국 워싱턴 일대를 공포에 휩싸이게 한 연쇄 저격 살인범은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으며,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고 범죄학자들이 진단했다.

뉴욕 존 제이 형법대학의 법 심리학 교수인 찰스 반은 "범인은 정신장애가 있으며, 손가락 끝으로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희생자를 무작위로 선정하고, 어린 학생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미뤄 범인은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으며, 저격수로 인정받고 싶은 환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반 교수는 지적했다.

AFP통신은 21일 다른 전문가들을 인용, 범행의 동기가 어린 시절에 겪은 좌절감이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 친구, 군대 등으로부터 거부를 당한 데 대한 실망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데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메릴랜드 대학의 범죄심리학 교수 아네트 가스톤은 범인이 '경찰관, 나는 신이다'라는 메모를 남긴 것은 자신이 힘이 있으며,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범인이 쏜 총탄이 한번은 목표물을 완전히 빗나간 적이 있는 데 이는 사격 훈련이 부족한 것을 드러내는 것이며, 범인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범인의 지능 수준에 대해 가스톤 교수는 "범인은 능력보다 운이 좋은 것 같다"면서 붙잡아봐야 그의 지능을 알 수 있겠지만 희생자를 무작위로 선정하는 데는 그다지 높은 수준의 지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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