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작되는 북한 경수로 원전의 주요 기기가 자칫 고철 덩어리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제네바 핵합의 파기시 대북 경수로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고가의 기기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22일 두산측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창원공장에서 국내 자체기술로 설계, 제작하는 주요 기기는 원자로(사진),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등 계약 금액만 8,500여억원 상당. 이들 설비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산하 경수로기획단의 지시를 받아 공사 주체인 한전이 두산에 발주한 것이다.
이들 기기의 공정률은 진행중인 공사 전체의 진척도 24%보다 빠른 약 40%를 나타내고 있다. 두산측은 2005년까지 주요 설비의 70∼80% 정도를 납품한다는 일정에 맞춰 공정을 진행해왔다.
만약 이번 핵파문으로 경수로사업이 중단된다면 이들 기기는 고스란히 폐품이 되어야 할 형편이다. 주문 제작하는 원전설비 특성상 타용도로 전환이 어렵고, 경수로 1,2호기가 100만㎾급의 구형이어서 국내에 신규 원전을 세워도 이들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제작업체측은 계약에 따라 장비를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 중단시 모든 비용은 한전과 정부의 부담이 된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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