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남북장관급 회담 이틀째인 21일 회담장 주변은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이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단독으로 만나 핵 문제를 논의하는 등 활기가 도는 분위기였다.오후 들어 공동보도문 작성에 진통이 있다거나 북측이 결국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는 우려가 흘러 나왔지만, 정 장관은 만찬에서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강조해 밀도 있는 협의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25분께 북측의 요청으로 만수대 의사당을 찾아 김 위원장을 만났다. 당초 30분 면담이 잡혀 있어 '의례적 만남'이 예상됐지만 김 위원장은 1시간25분 동안 남측 대표단과 함께 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 정 장관의 비공개 밀담이 50여분간 이어지자 남측 관계자들은 "핵 문제에 대한 중대 논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면담이 길어진 탓에 20여분으로 줄어든 전체회의에서도 양측은 날씨에 빗댄 덕담을 건네며 적극적으로 회의에 나섰다. 정 장관이 "날씨가 좋아졌다"고 운을 떼자 김 단장은 "하늘도 알아주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정 장관이 "시간을 연장해서라도 논의사항을 다발로 묶어내자"고 제의하자, 김 단장은 만화방창(萬化方暢·봄이 돼 만물이 한창 자라남)이라는 말로 호응했다.
남측 관계자는 전체회의 후 북측 입장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여기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돌아가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해 회담 과정에서 모종의 메시지가 오가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불러 일으켰다.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열린 환송 만찬은 차분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대표단을 찾아 "회담 전망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남측의 반응을 타진하기도 해 적잖이 긴장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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