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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따라 "양지-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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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따라 "양지-음지"

입력
200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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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실적 중 휴대폰 분야가 급신장 하고 있다는 발표에 관련 업체의 주가도 덩달아 움직이고 있다. 한국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실적이 종합주가지수 뿐만 아니라 해당 업종의 개별 기업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특히 삼성전자에 부품이나 재료, 장비 등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주로 코스닥시장의 반도체나 휴대폰,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부품업체인 수십여개의 이들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주종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8일 휴대폰 부품업체인 KH바텍, 피앤텔, 인탑스 세 종목은 모조리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휴대폰 단말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4%, 전년 동기대비 62%나 증가한 1,171만대를 기록하고 영업이익률도 30%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발표 때문이었다.

KH바텍과 피앤텔이 삼성전자에 휴대폰부품을 납품해서 올리는 매출비중은 회사외형의 90∼10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탑스는 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문의 실적 호전은 이들 회사의 실적 개선과 직결된다. 증권사들의 휴대폰 부품주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쏟아졌다. 키움닷컴 증권은 21일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확대 능력과 세계 휴대폰 시장 회복 추세를 감안할 때 휴대폰 부품업체들은 내년도 20∼30%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역시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호조는 부품업체들의 외형과 이익 증가세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인 TFT-LCD 관련 업체와 생활가전 부문에 의존하는 관련업체들은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3분기 TFT-LCD 매출은 정보기술(IT)경기 불황으로 인한 가격 하락 때문에 전분기 대비 25.3% 매출이 감소했다. 가전부문 역시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3분기에 3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관련 부품 업체의 실적과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에 TFT-LCD 부품을 제공하는 태산엘시디는 이날 주가가 6.15% 급락했고 우영, 오성엘에스티도 각각 4.8%, 4.92% 떨어졌다. 부품 제공 비율이 높은 이들 기업이 삼성전자 해당 사업분야의 저조한 실적에 곧바로 영향을 받은 것. 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을 납품하는 대덕GDS(5.09% 하락)와 코리아써키트(3.94%) 등 가전관련 부품 업체 역시 주가가 떨어졌다.

LG투자증권 신현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수십여개에 달하고 이들 종목은 업황과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에선 휴대폰 부품업체가 삼성전자 수혜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장선희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이른바 종합 디지털관련주로 부상하고 있어 관련 협력업체들의 실적도 삼성전자를 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거래를 트고 있는 기업 중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사업분야에서 자체 영업이익률도 높은 기업들에 주목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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