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1일 강서구 마곡지구에 대한 단계적인 종합개발계획 방침을 밝힘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시행 시기와 내용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의도 크기의 1.3배에 달하는 마곡지구가 첨단산업 및 고급주거단지로 조성된다면 웬만한 신도시 조성 이상의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투기 등의 우려도 적지 않다.■어떻게 개발되나
마곡지구는 김포·인천공항의 쇼핑·위락·업무시설 등과 연계, 첨단산업과 주거기능이 복합된 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 시는 지난해 4월 마곡지구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시정개발연구원에 '마곡지구 역세권 개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개발을 내용으로 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또 시정개발연구원은 2000년 말 마곡지구를 미디어·패션 등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한마디로 마곡지구를 상암지구 내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연결하는 첨단정보통신 벨트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앞으로 추진할 개발구상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강서구가 독자적으로 구상한 마곡지구 개발안은 서남하수처리장 주변에 20만∼30만평 규모의 식물원을 조성, 하수처리장과 연계한 관광·완충지대를 조성하도록 돼있다. 식물원 주변으로 1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를 짓고 아파트 뒤쪽에는 호텔 백화점 국제회의장 종합병원 운동장 등 업무·유통시설과 생명공학 전기 전자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개발 우여곡절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의 마지막 최대 미개발지인 마곡지구에 대해 2011년까지 미개발지로 유지하되 이후 계획은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명박(李明博) 시장도 취임이후 줄곧 "개발시대는 갔다. 후손에 여지를 주기 위해 되도록 개발하지 않는 시장이 되겠다"며 "마곡지구와 상암동 DMC 건설 등의 사업을 장기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해왔다.
결국 서울시의 이날 발표는 '2011년까지 개발 유보'라는 시 도시기본계획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부동산 투기 등 거센 개발 열풍을 부를 우려가 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후손들을 위해 마곡지구의 개발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개발계획의 실현까지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마곡지구란?
서울 강서구 마곡 방화 공항 가양 내·외발산동 일대 392만8,807㎡(119만평) 규모의 부지로 생산녹지 96만평(밭10%,논90%), 자연녹지 23만평으로 구성돼 있다. 사유지는 104.6만평이고 국·공유지는 14.4만평. 1994년 '5개 전략지역 개발계획'에 따라 첨단산업도시로 개발이 구상됐으나 97년 도시기본계획을 세우면서 2011년 이후로 개발이 유보됐다. 99년 초 강서구가 개발방안을 발표하며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논란이 재연되기 시작했다. 강서구청이 2001년 1월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고시해 2003년까지 토지형질변경, 일반 건축물 건립 등이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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