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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조영주 KT아이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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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조영주 KT아이컴 사장

입력
200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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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의 IMT-2000 부문 자회사인 KT아이컴은 6개월 이내에 큰 변화를 겪게된다. 마케팅이나 기지국 공동이용 등 비용절감 측면에서 같은 KT그룹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인 KTF와의 합병이 그룹 차원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다. 합병의 가장 큰 관건인 KTF 주가가 큰 폭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당초 예정됐던 연내 합병은 어렵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KTF에 흡수 합병될 전망이다.그러나 16일 서울 강남 KT아이컴 본사 사장실에서 만난 조영주(趙榮柱) 사장은 합병으로 없어질 회사의 사장답지 않게 의욕이 넘쳤다. 조 사장은 KTF와의 합병에 대해 "IMT-2000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공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며 "인원감축도 없다"고 말했다.

KTF와의 합병을 '창조적 파괴'라고 여기듯이 조 사장은 차분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매사에 적극적이고 사고도 유연하다. 토목공학도 출신으로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색적인 경력에서도 그런 면모가 드러난다.

조 사장은 1978년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모 재벌그룹 건설회사에 취직했으나, 1년 만에 그만두고 기술고시에 도전해 79년 기술고시에 합격했다. 고시 합격 후 조 사장은 당연히 건설부로 발령이 날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과는 당시만해도 힘없는 부처인 체신부 사무관이었다. 체신부로 발령이 난 것에 대해 주위 사람들이 안타까워 했으나 정작 조 사장은 "전화선 깔 때도 땅을 파는 것 아니냐"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조 사장은 이후 체신부조직의 일부가 한국통신(KT의 옛 사명)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한국통신을 선택, 공무원에서 민간인으로 변신했으며 2001년에는 KT의 IMT-2000 자회사 사장에 오르는 등 탄탄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조 사장은 3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 서비스가 당초 예정대로 내년 6월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되며, 이에 따라 3세대 서비스 가입자들은 기존 2세대 가입자들과 같은 수준의 비용으로 영상통화, 휴대폰용 드라마 감상 등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 IMT-2000 단말기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보조금이 허용될 경우 단말기 가격은 2세대 수준인 50만원, 월평균 요금(ARPU)은 5만원 가량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2세대 통신업체가 cdma-1x 등 기존 서비스를 향상 시켜 IMT-2000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시골길'과 '고속도로'의 비유를 들어가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2세대 서비스가 폭 1차선의 시골길을 달리는 것이라면 우리의 3세대 서비스는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승용차 1∼2대 정도는 1차선으로 소통시킬 수 있으나 차량이 많아지면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하듯이 대량의 영상 데이터는 3세대 서비스를 통해야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주위에서는 조 사장을 '놀라운 기억력을 갖고 있는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평가한다. KT아이컴 관계자는 "한번 스쳐 들은 부하 직원 등에 관한 사소한 일을 몇 개월이 지나도 잊지 않는가 하면 280명이나 되는 회사 직원 대부분의 이름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점은 조 사장 스스로도 인정한다. "시골(경북 성주)에서 크면서 학교까지 3∼4㎞를 뜀박질해 다니면서 스포츠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축구를 너무 좋아해 양발 엄지 발가락이 모두 망가졌고, 고3때는 매일 농구만 하다가 대학에 떨어져 재수까지 했을 정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최근 업무차원에서 골프를 시작했는데, 벌써 핸디 12 수준에 올랐다.

/글=조철환기자 chcho@hk.co.kr

● 조영주 사장은 누구

56년 경북 성주

73년 대구 계성고 졸

78년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

79년 기술고시(15회)

80년 체신부 사무관

94년 서울대 교통공학 박사

99년 KT IMT-2000 사업추진단장

2001년 KT아이컴 대표

● KT아이컴은

KT아이컴의 모태는 1999년 12월 KT가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위해 발족한 'IMT-2000 사업추진본부'이다. 2000년 12월 정보통신부의 IMT-2000사업자 선정 심사에서 KT가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된 뒤, 3개월 후인 2001년 3월 당시 IMT-2000 사업추진본부장이던 조영주 KT상무가 사장에 취임하면서 회사 이름도 'KT 아이컴'으로 지었다.

KT아이컴의 재무구조는 초기자본금 5,000억원과 정부에 IMT-2000사업 출연금으로 납부해야 할 6,5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9월말 현재 KT 46.58%, 법인주주 27.17%, KT자회사 16%, KT그룹 사원 5.25%, 일반 공모 5% 등 KT그룹이 전체 지분의 62.58%를 갖고있다.

KT아이컴은 2003년 4월 시범서비스를 거쳐 2003년 6월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월초 LG전자와 주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KT아이컴은 월드컵 개막식 'IT 퍼포먼스'에서 국내 최초로 IMT-2000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일본 제이폰사와의 세계 최초 글로벌 로밍에 성공하기도 했다. 월드컵 기간에는 주요 도시의 8개 월드컵 프라자에서 24만명의 고객에게 영상통화, MMS, VOD 등의 시범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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