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가 21일 새벽 최종 타결됨에 따라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르면 내년초 협정이 발효될 전망이다.양국은 막판까지 몇가지 쟁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으나, 관세 양허안에 대한 핵심 쟁점이 진작에 합의됨에 따라 나머지 쟁점의 타결에 대한 공감대가 쉽게 마련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칠레산 농산물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농업에 영향이 큰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협정의 예외로 하거나, 관세철폐 유예기간을 상당기간 늦춤으로써 피해는 최소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타결된 양허안에 따르면 농산물의 관세철폐 및 개방 유형은 10개(표 참조)로 구분된다. 이는 현재 정부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주요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가능한 한 미뤄보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국내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과와 배, 쌀 3개 품목은 협정의 예외품목으로 합의됐으며, 고추, 마늘, 양파, 인삼, 콩, 옥수수 등 양념류와 일부 곡류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이후 관세철폐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소고기, 닭고기, 자두, 감귤 등 수입량은 적지만 피해가 불가피한 품목은 일정량의 무관세쿼터(TRQ)를 허용하고 DDA협상 이후 추가 개방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또 올해 2월 제시한 양허안에 없었던 '9년과 7년 내 관세 철폐' 유형이 새로 추가됐다. 키위, 망고 등의 열대과일주스는 9년내 관세를 철폐하고, 복숭아 통조림, 종자용 옥수수, 칠면조 고기, 포도주스 등은 7년내 무관세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포도는 11월∼4월에만 저율관세를 적용하는 계절관세로, 복숭아, 돼지고기, 단감, 요구르트는 협정 발효후 10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으며, 조제분유, 과실혼합주스, 혼합조미료 등은 국내 영향을 고려해 16년내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그러나 국내 영향이 미미한 당류, 초콜릿, 면류, 위스키 등은 5년내 관세를 없애고, 종우, 종돈, 동물원피, 사탕수수, 대마 등은 협정 발효 즉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국내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감한 품목의 개방을 최대한 늦추는 쪽으로 양허안을 제시, 합의에 이르렀다"며 "농민단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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