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에 듣는 소식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근년 들어 한국인의 독서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독서경험을 나타내는 한국인의 독서율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 또한 성인 두 명중 한 명은 한 달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다. 우리의 독서율은 근래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으나, 2000년의 44.6%에서 올해는 43.9%로 떨어졌다.'문화의 시대' '지식정보기반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21세기를 맞아, 정부와 대중 매체들이 독서캠페인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출판연구소의 또 다른 조사도 같은 경향을 말해주고 있어 충격적이다. 한국인의 연간 독서량은 일본인(18권)의 절반 가량인 9.3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근래 국민 책읽기 운동에 재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거기에는 청소년 육성기금 16억원을 투입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전국의 중1년생 32만명에게 도서교환권을 제공하여 학교와 가정이 함께 청소년 책읽기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의욕은 평가할 만하나 국민의 지식·교양 습득을 집적 독려하기보다는, 국민이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고 본다.
시·군·구 등에서 적정규모의 도서관을 보다 많이 세우고 내실 있게 운영하여, 국민과 밀접한 '생활 속의 도서관'이 되게 해야 한다. 서점이 좋은 위치에서 운영되도록 세제혜택 등을 주고, 고서점의 건립·운영을 유도하여 책의 생명연장과 유통을 돕는 방안도 국가사업으로서 고려할 만하다. 또 번잡한 문명과 뉴스의 훤소(喧騷) 속에 묻히기 쉬운 개인은 양서 읽기로 고요하고 유익한 시간 갖는 일을 생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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