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수출증대 노력으로 중국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주력 시장이 대만에 급속히 잠식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무역협회는 20일 내놓은 '중국시장에서 한·대만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둔화하는 반면 대만의 수출은 계속 급증해 양국의 중국시장 점유율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1998년 대만의 90% 수준이었던 한국의 대중국 수출규모는 올 8월말에는 73%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한국의 중국시장 점유율 역시 98년 10.7%에서 9.4%로 낮아졌으나 대만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1.9%에서 12.8%로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 20대 수출품목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98년의 19.6%에서 8월말 16.6%로 하락한 반면 대만은 15.6%에서 19.8%로 높아지는 등 주력품목에서조차 대만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는 "중국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대만에 밀리고 있는 것은 대만의 중국투자가 97년 이후 전자·전기업종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대만의 원·부자재 수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만의 설비증설로 99년 이후 생산량이 크게 늘어 수출 여력이 확대된데다가 대만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대한 대체시장으로 중국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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