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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 일]언어장애 76세 할머니의 일념 낭랑한 소프라노 합창단원 돼 "꿈은 이루어진다"를 되새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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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 일]언어장애 76세 할머니의 일념 낭랑한 소프라노 합창단원 돼 "꿈은 이루어진다"를 되새기게

입력
200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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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이 많은 나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월드컵 4강 신화가 가져다 준 값진 선물이기도 하지만, 감히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말이야말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참된 진리라고 믿기 때문이다.그런데 얼마 전 이 명제를 실증이라도 하는 듯한 일을 보게 되었다. 종교에서 말하는 살아있는 간증이라고 해야 할까, 기적 같은 일을 직접 확인하게 된 것이다.

내가 고희를 훨씬 넘긴 김지순(76) 할머니를 처음 뵙게 된 것은 올해 4월 창단한 경기 파주시의 'PJ 실버합창단' 일에 관여하면서부터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활기찬 여가 선용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결성된 PJ 실버합창단은 당초 10여명으로 시작했으나 노령의 아마추어 성악가들의 참여 열기가 넘쳐 현재는 73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창단 멤버인 김 할머니도 물론 그 분들 중의 한 분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김 할머니는 당시 신체의 일부 마비증세와 아울러 언어장애를 겪고 있어 합창단원으로 활동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오직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자신이 뒤늦게 얻은 언어장애 사실을 숨기고 단원 신청을 냈다. 처음에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입만 벙긋벙긋하거나 심지어는 입조차 벌리지 못할 때가 있어 영문을 모르는 단장한테 지적 당하고 혼이 난 적도 많았다. 젊은 시절 교회 성가대 등에서 맑은 소프라노 목소리를 자랑했던 김 할머니는 그 노랫소리를 내기 위해 아침 저녁 몇 시간씩 혼자서 소리내기 훈련을 했고, 합창단 연습시간에도 남들보다 두배, 세배의 정성을 쏟으며 노력했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노래 연습에 나선 지 몇 달 후부터 목에서 노랫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말문도 다시 트이기 시작한 것이다. 할머니는 예전의 낭랑한 소프라노 소리를 내게 됐고, 훌륭한 화음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합창단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꿈'에 스스로의 노력과 성의가 더해지면서 노래는 물론 언어장애까지 극복, 꿈을 이뤄낸 것이다. 이런 김 할머니의 노력과 체험을 곁에서 직접 지켜 본 동료 단원들은 기적과 감동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렇다. "꿈은 이루어진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꿈을 꾸어야 한다. 김 할머니의 놀라운 경험을 생각할 때마다 지금도 꿈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되새기게 된다.

/박 정 박정 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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