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현정아 사랑해'(극본 정유경·연출 안판석) 신드롬이 거세다. 시청률 10% 근처(지난 주 9.3%, 닐슨미디어리서치)를 오락가락하면서 조기 종영설이 나돌고 있지만,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매력에 네티즌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고 있다. 김범수 역의 감우성, 그리고 현정 역의 김민선 등 주연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 신데렐라를 연상시키는 동화같은 이야기, 반전과 갈등을 적절하게 섞은 대본, 깔끔하면서도 재치있는 연출에 대한 찬사로 연일 시청자 게시판이 뜨겁다. 재벌 3세 김범수가 평범한 독립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김민선과 우연한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줄거리는 황당할 정도로 '신데렐라'나 '프리티 우먼'을 닮았다. 그러나 안판석 PD의 말대로 '상투적인 것 속에서 낯선 감각'이 꿈틀댄다.16일 범수가 현정에게 부탁해 고급스런 원피스를 입히고 어머니(손 숙)에게 데리고 갔다가 '퇴짜'를 당하는 6회가 방영되었을 때, 시청자 게시판에는 600개 이상의 글이 오르기도 했다.
'인터넷 다시 보기에 정신이 팔려 지각을 했다'(ID KDYBY)거나 '감우성과 김민선의 연기에 푹 빠졌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현정아 사랑해'는 20, 30대 여성팬들을 중심으로 마니아들을 양산하고 있다. 여성 20대 시청점유율은 20%를 기록 중이다. 전체 시청률이 50%나 되는 '야인시대'가 35%인 것과 비교하면 대단하다. 신데렐라의 꿈을 대리만족시켜 주는 측면도 있지만, 앞으로 신분이 달라지게 될 평범한 친구들 사이의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젊은 층의 의식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정아 사랑해' 팬들은 '거짓말'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보듯 신드롬이 꼭 높은 시청률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ID Shellbeach). 월화 드라마로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SBS의 '야인시대'만 아니었다면 인기를 끌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정아 사랑해'는 '야인시대' 뿐 아니라, 21일 9시 50분 첫 방송될 KBS 2TV 월화드라마 '고독'(극본 노희경, 연출 표민수)과도 경쟁을 해야 돼 앞길이 험난하다. 이미숙과 류승범 커플 그리고 '거짓말'의 작가 노희경의 팬들이 '현정아 사랑해'의 팬들과 겹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문이 난 조기종영설에 대해 김승수 MBC 제작국장은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MBC는 16부작 '어사 박문수'(극본 고동율·유진희, 연출 정 인)를 '현정아 사랑해'가 끝나는 11월 25일부터 계획대로 방영할 예정이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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