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개발 계획 시인으로 빚어진 이번 핵 파문이 전쟁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던 1994년 북한 핵 위기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당시와는 주변 상황이 크게 달라 전쟁 운운하는 위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우선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 결정을 통보, 우리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던 94년과 달리 지금은 남·북, 북·일, 북·유럽 관계 등 북한과의 다양한 통로가 열려 있다. 정부나 일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여한 유럽 등이 북한에 합리적 해결을 촉구할 수 있어 미국의 독주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 당시 국제적 고립을 겪고 있던 북한은 벼랑 끝 전술로 직접 미국과 상대했다.
또 핵 개발 계획 시인 자체는 당장 한반도 주변에 긴장을 몰고 왔지만 94년이나 98년 금창리 핵 시설 의혹 제기 당시와는 달리 부인하지 않고 시인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해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0월 초 북미협상에서 핵 문제를 포함한 일괄 타결을 시도한 상황으로 보아서도 협상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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