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강지원(姜智遠·53·사시 18회·사진) 서울고검 검사가 18일 명예퇴직 신청을 내고 24년간의 검사생활을 접는다.1997년 청소년보호위원회 창설을 주도한 강 검사는 이후 미성년자에 대한 주류판매 금지, 청소년 상대 성범죄자 신상공개 등의 정책실현에 앞장서 영원한 '청소년 지킴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지검 공안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강 검사는 88년 강원 동해시 보궐선거 후보매수사건 수사당시 상부와 의견충돌을 빚자 자진해 한직으로 옮기는 등 강골검사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당장 내년에 검사장 승진이 유력시되던 그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검찰에서는 "아까운 인재를 잃게 됐다"고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다.
강 검사는 "청소년 피해 상담센터 운영과 경기 분당의 대안학교 설립 추진, 세계 효(孝)문화축제 개최 등 평소 하고 싶었던 사회사업을 위해 명퇴키로 했다"며 "그간 사회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만큼 검사장 승진기회는 동료들에게 넘기고 이제는 낮은 곳을 향한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강 검사는 심경을 정리하면서 후배들에게도 간곡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검찰의 적(敵)은 외부(권력)에도 있지만 (그 쪽을 향해 있는) 내부의 적이 더 큽니다. 젊은 검사들이 독립투사와 같은 용기를 가지고 정치권력으로부터 바로 서기를 바랍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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