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7일 발표한 2021년 도시기본계획 재정비 방안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강북의 동북부와 서북부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도심 동북 서북 동남 서남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을 육성하겠다는 점에서는 97년의 2011년 목표 도시기본계획과 비슷하지만 각 권역별 부도심을 사무실과 주거지가 공존하는 직주근접(職住近接·도심인접)형으로 개발하고, 지세 및 하천 도시경관을 고려한 친환경적 도시구조로 개편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도심생활권은 정보·첨단산업 분야와 같은 새로운 업무기능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적정밀도를 유지한 가운데 부분적인 도심재개발도 연계 추진한다. 동북 및 서북권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취임이후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청계천복원과 강북 미니신도시형 개발과 연계돼 집중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금까지 동남권 영동지역만의 급성장으로 지역간 격차가 심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부도심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이는 서북권의 핵심인 상암지구는 향후 경인운하의 개통이나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 사업의 추진 성과에 따라 서울의 새로운 발전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과 가깝고 경인운하와 연계해 대중국 대북 교류의 주요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북과 같은 열악한 주거환경을 갖고 있는 서남권도 강북 미니신도시 형태의 재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공장용지를 주거 용도로 전환하는 것은 지역 경제기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서남권은 첨단 공업기능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기반 정비가 거의 완료된 동남권은 새로운 개발 보다는 기존 도시환경의 보호 유지 관리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재건축 움직임에 대해서는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개발의 적절한 밀도를 사전에 설정, 적정선에서 통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재건축 요구가 증폭되고 있고, 자체 안전진단 등을 통해 재건축을 강행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과 수도권 위성도시간의 장거리 승용차 통근이 교통혼잡 및 대기오염을 가중시킨다고 판단하고 있는 서울시는 승용차 도심 진입 억제를 목표로 하는 획기적 대중교통망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지하철 이용을 늘리고, 현재의 복잡한 시내버스 노선을 간선·지선체제로 바꾸며, 서울 외곽 9곳에 버스터미널과 환승주차장을 설치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구릉지는 빌라형… 평지·역세권은 고밀도로 강북개발 지형별 특성화
서울 강북지역의 개발이 구릉지와 평지, 역세권 등으로 나뉘어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17일 "구릉지가 많은 지형적 특성상 아파트 위주의 강남식 개발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릉지는 빌라형으로, 평지와 역세권은 되도록 고밀도 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북개발은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도로 공공 편의시설의 확보 및 확충 등 지원을 최대화하는 한편 입지와 지형에 따라 주택 및 건축물 개발 형태를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구릉지는 계단식으로 자기집 마당과 아랫집 지붕이 맞닿는 테라스하우스 형태로 개발되고, 역세권은 민간주도로 고층·고밀개발, 평지는 중간 형태인 7층 이하의 고급아파트촌 형태가 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이 같은 모델이 성공적으로 발굴돼 정착될 경우, 기존 금호동이나 봉천동, 미아동, 은평구 백년산 주변 등의 경우처럼 산을 통째로 깎는 개발 방식이 사라지고 자연스런 도시 경관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