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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계 식량의 날/"개도국 8억명 영양실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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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계 식량의 날/"개도국 8억명 영양실조 상태"

입력
2002.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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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이 2015년까지 빈곤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한 약속이 현재 추세대로라면 100년 이상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6일 밝혔다.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이날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02 세계 식량위험 상황' 보고서에서 "지금도 매일 2만 5,000명이 굶주림과 가난으로 숨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 각국이 1996년 세계 식량정상회의에서 합의하고 올해 요하네스버그 지구정상회의에서 재확인한 빈곤 인구 반감 약속은 2150년에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2000년 현재 세계의 영양실조 인구는 8억 4,000만 명에 달하고 이중 8억이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일부 개선된 국가도 있지만 아직도 전체 인구의 70%(3,640만 명)가 굶주림에 허덕이는 콩고 민주공화국 등 대부분의 개도국이 기아에 무방비 상태다.

FAO는 또 절대적인 기아 상태는 아니지만 비타민과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 부족으로 각종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20억 명 이상의 인구를 '숨겨진 기아 계층'으로 표현하면서 비타민 A 부족으로 1,400만 명의 어린이가 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FAO는 기아의 최대 원인을 빈곤으로 규정하고 가뭄과 홍수, 무장분쟁, 정치·사회·경제적 혼란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선진국이 상업적 목적으로 개발 중인 유전자 조작 농산물도 기아 해결을 위해 열악한 기후와 토양을 견뎌낼 수 있게 연구돼야 하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공정한 무역 시스템도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우프 총장은 "가장 시급히 필요한 것은 달러가 아니라 의지"라며 "인류가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 못한다거나 기아 퇴치 방법을 모른다는 거짓 변명에서 벗어나 모두가 관심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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