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4일간 1,000포인트 이상 수직상승하며 안정된 반등세를 이어가자, 마침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15일(현지시간) 5% 안팎의 폭등세를 보였다. 특히 S& P 500지수는 4일간 13.5%나 올랐다. 월가의 훈풍에도 꿈쩍 않고 하락세를 지속하던 국내증시도 최근 4일 연속 상승하며 추세전환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기업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인텔과 삼성전자의 실적이 한·미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텔 충격'단기에 그칠 듯
15일 뉴욕증시는 시티그룹, GM 등이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크게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당장 뉴욕증시가 '인텔 쇼크'에 어떻게 반응할 지가 관건이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 인텔은 15일 실적호전 기대감으로 9.4% 급등했지만, 막상 장이 끝나고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매출(65억 달러)과 순익(주당 10센트)을 발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13%나 밀렸다.
월가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악재가 16일(현지시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투자증권 서정광 책임연구원은 "미국증시가 단기간 많이 오르면서 기술 지표상 과열국면으로 진입했다"면서 "인텔 악재까지 가세한 만큼 당분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이 추격 매도를 지속할 지, 아니면 인텔 충격에 따른 급락을 매수기회로 활용할 지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반등랠리' 이끄나
국내증시 역시 인텔 쇼크에 따른 반도체주의 향방, 18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연동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실적은 향후 경기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라면서 "현재로선 반도체와 휴대폰 단말기 부문의 호조로 2분기(매출 9조9,380억원, 영업이익 1조8,71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원은 "인텔의 수익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매출은 2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면서 "삼성전자는 인텔의 수익성보다는 매출에 더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어 3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임홍빈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메모리부문 영업이익은 4분기에도 10% 증가할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으로 1∼2주간 실적공시와 4분기 시장 전망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트 장세'가 재연될 것"이라며 "추세전환이 확인될 때까지는 성급한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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