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학·이완구 의원의 한나라당 행에 이어 민주당과 자민련의 추가 탈당이 예상되는 등 우리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선거전 이합집산이 또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 무차별 폭로와 욕설 공방 등 구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지만, 어김없이 찾아온 이합집산을 지켜봐야 하는 심사는 참담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떤 형태의 정계개편이 이뤄지든 우리 정치의 앞날이 캄캄하기 때문이다.말로는 새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정치 개혁을 외치면서도 이런 짓을 거듭하는 한 정치 발전은 요원하다. 이런 식의 정치라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비난을 받아도 싸다. 정치가 앞으로도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경제 등 사회 다른 분야의 발목을 잡는 암적 존재임은 재론이 필요치 않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민주당 대변인을 맡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공격에 앞장섰던 전 의원이나, 자민련 원내 사령탑으로 대 한나라당 전선의 최일선에 섰던 이 의원이 말하는 입당의 변은 역겹기만 하다. 차라리 양지가 좋아서, 국회의원을 더 편하게 오래 하기위해 발길을 돌렸다고 하는 솔직한 변명이 호소력 있을 것이다.
두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모색 단계에 있던 민주당 반노·비노 성향 의원들의 탈당과 정몽준 의원 진영의 영입작업이 구체화 하는 등 대선정국의 이합집산과 정계개편 움직임이 빨라지게 됐다. 정치권이나 의원들에게 분별 있는 처신을 바라는 것은 분명 부질없는 짓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깨어 있을 때 정치는 바른길을 간다. 12월 대선과 2년 뒤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들의 변신에 대한 무서운 심판만이 정치판의 퇴영적 작태를 시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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