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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포비든 플래닛" /셰익스피어를 발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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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포비든 플래닛" /셰익스피어를 발랄하게

입력
200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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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말년의 희곡 '템페스트'를 흥겨운 록 음악에 담아 재치있게 각색한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Forbidden Planet· 금단의 행성)이 11일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밥 칼튼 원작으로 1987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템페스트'를 각색한 1957년 작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것. 원작의 배경을 셰익스피어 자신은 전혀 몰랐을 미래의 우주 공간과 우주선 알바트로스 호로 옮겨 SF적 상상력을 펼치고 있다.

우주 탐사를 떠난 알바트로스 호가 이상한 행성에 불시착한다. 미친 과학자 프로스페로가 외동딸 미란다, 로봇 에이리얼과 함께 사는 이 별에서 템페스트 선장은 미란다와 사랑에 빠진다.

극 말미에 가서 프로스페로가 아내 글로리아에 의해 지구에서 추방된 이유가 밝혀지고 부부의 오랜 증오가 풀리면서 셰익스피어가 강조한 화해의 메시지가 부각된다. 원작의 마법사는 과학자로, 요정 에이리얼은 로봇으로, 배는 우주선으로, 섬은 행성으로 바뀌었다.

배우들은 엘비스 프레슬리, 비치 보이스, 클리프 리처드 등 1950∼60년대 인기가수의 히트곡을 가사를 바꿔 노래하면서 기타, 드럼, 색소폰 등 저마다 두세 가지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 '템페스트'의 큰 줄거리를 따라가면서도 많은 대사를 '로미오와 줄리엣' '리어왕' 등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에서 가져다 쓰고 있는데, 그 솜씨가 어색하지 않다. 예컨대 미란다를 짝사랑하는 우주선 주방장 쿠키는 로미오의 독백을 애용하는 식이다.

익숙한 선율과 코믹한 재구성 덕분에 관객들은 무거운 셰익스피어를 가벼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진중함이 약해지긴 했지만, 고전의 재해석 과정에서 흔히 저질러지는 조잡한 장난을 피하면서도 발랄하고 재미있다.

뮤지컬 스타 남경주 김성기가 템페스트 선장과 프로스페로 박사로, 가수 박기영이 미란다로 출연하며 5인조 라이브 밴드가 함께 한다. 연출 조태준. 제작 루트원. 26일까지 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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