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워크아웃제도가 도입된 이후 "카드 빚은 못 갚겠다"며 막무가내식으로 버티는 채무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정부 규제의 여파로 '돌려막기' 가 힘들어지면서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른 다중(多重) 채무자들도 적지 않지만 돈이 있는데도 구제방침 등에 기대 버텨보는 유형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최근 카드 빚 상환을 기피하는 채무자들이 급증하면서 채권 추심에 애를 먹고 있다.
카드사별로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채권추심 담당자들은 '못 갚겠다', 또는 '일부만 갚겠다'는 채무자의 비율이 올해 상반기에 비해 최저 50%에서 최고 300% 까지 늘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한 카드사의 연체관리 담당자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독촉전화를 100명에게 하면 못 갚겠다고 버티는 채무자는 1∼2명에 불과했으나 요즘은 최소한 3∼4명이 그런 반응을 보인다"며 "요즘은 카드빚은 안 갚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채무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초에 10명이 돈 못 갚겠다고 버텼다면 지금은 그 수가 15∼16명으로 늘어났다"면서 "더러는 갚을 돈이 없으니 맘대로 하라는 식의 '막가파형'도 있고, 연체금의 일부를 깎아달라고 조르는 채무자도 많다"고 전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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