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의 부산물로 오염과 악취의 대명사가 돼버린 도심하천을 자연형으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피라미와 다슬기, 버들치와 쉬리도 볼 수 있는 하천으로 다시 살리는 것이 목표다. 1997년 실험적으로 추진한 양재천 복원이후 관심을 모았던 이 작업은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방침에 자극을 받은 듯 전국에서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96년부터 시범사업을 실시, 자연 친화형 하천의 우수성을 확인한 건교부도 도심을 관통하는 전국의 국가관리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키로 하고 최근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돌입했다.■지자체의 각성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하천을 살리기 위해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지자체가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긍정적 징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기도는 동두천과 구리, 남양주, 의정부 등을 관류하는 경기북부 3개 하천(신천, 왕숙천, 중랑천) 31.9㎞를 2004년까지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도는 이를 위해 13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안양시는 2005년까지 250억원을 들여 경안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에버랜드와 연계한 생태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갖고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오염 하천인 동천도 2005년 재생을 목표로 정비작업이 진행중이다. 시는 100여억원을 투입, 오수를 따로 흘려보내는 차집관로를 설치하고, 퇴적물을 준설하는 방식으로 하천에 생명을 불어넣을 생각이다.
■하천살리기 주역은 시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복개하천을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99년부터 인천 부평 굴포천 복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의 박남수(56) 집행위원장은 "아직 지자체 예산을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굴포천 건천화 반대와 복개구조물 철거호소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토월천은 시민들에 의해 복개공사가 저지된 케이스. 시는 94년부터 토월천 2㎞를 복개하려 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대로 공사를 두차례나 연기했다. 진주 남강은 시민단체의 생태보전노력에 지자체가 힘을 합친 경우이다. 91년부터 남강 생태하천복원운동을 벌여온 시민단체가 환경부로부터 270억원의 예산지원을 받아냈고, 시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생태복원사업을 시작했다.
■성공의 관건은 돈과 관심
그러나 이 같은 하천 복원작업은 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선 지자체의 빈약한 재정이 발목을 잡고 있다. 99년 서울 7개 구와 경기 6개 시가 결의한 안양천살리기운동은 각 지자체가 돈내기를 꺼려 나무심기와 오염감시활동에만 그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하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웃 일본은 이미 3,000여개의 하천을 자연형으로 복원해 시민들이 도쿄(東京) 한가운데에서도 자연하천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자연복원도 중요하지만 먼저 하천에 오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등의 환경파괴행위를 철저하게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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